2015-07-30. 내부 순환로 하부.용두동-제기동

서울의 내부 순환로는 각성해서 생각해 보면 그 생김새나 기능은 정말 그로테스크하기 짝이 없는 시설이다.

서울 시내를 뚫고 지나는 그 큰 줄기가 존재 한다는 것 자체가 그렇고, 그 엄청난 구조물의 아래는 도시의 풍경이라 하기에 정말 어둡고 볼 품 없기 때문이다.

어쩌면 그보다도, 왜 그리 형편없게 내버려 두는가에 대한 물음을 던지게 하는게 더 그러하다.

메트로시티로의 확장을 계속하는 서울의 생물학적 특성으로 볼 때, 이제는 돌아서서 한 번 쯤 다시 생각해 봐야 할, 도시에서 차지하는 거대한 구조물의 기능적 측면과 생태적 측면의 대치점을 고려해 볼만 한 시설이라 생각된다.

다행인지 불행인지는 몰라도 오늘 살펴본 구간의 이 구조물은, 정릉에서부터 흐르는 정릉천과 그 흐름을 같이 하고 있고, 청계천 하류 하고도 만나고 있어 동대문구에서 성북구에 이르는 그 병맛 같은 형상에도 불구하고 그것을 트집 잡는 사람은 그리 많지는 않은 듯 하다.

최근에 개봉한 영화중에 '마돈나'(준필름, 신수원 감독, 서영희 권소현, 김영민 출연)라는 영화가 있다.

생명이라는 본질에 대한 그 근원을 묻는, 어둡고 추하고 불편한 사회와 인간 군상에 대한 영화다. (영화 마니아를 제외하고는 섣불리 감상하는 것은 비추한다.)

그 영화에서 본인이 촬영한 이 곳 중의 몇 개의 장소가 등장한다.

어느 장소가 그 영화에 등장하는 곳일지 짐작해 보는 것도 아주 큰 재미 일 듯 하다. (불행히도 힌트와 상품은 없다.)

영화에서는 그 어둡고도 비정형적이며, 다른 곳에서는 찾아보기 힘든 거대 구조물 아래의 건물 입면에 주목하고 있다.

어찌보면, 제멋대로 쌓아 올린 블럭들처럼 제각각 비틀어질대로 비틀어진 건물들의 입면으로 펼쳐져 보여지는 장면들은, 토 나오도록 거북스러운 우리의 현실을 처절히 비꼬며, 동시대의 그 곳을 살아가는 우리와는 전혀 상관없어 보이게 만드는, 인간이 등장 할 것 같지 않은 우화나, 아무리 살펴봐도 실루엣 가득한 평면 뿐인 그림자 연극처럼 보이게 만들고 싶었는지도 모르겠다.

2015년 영화속의 이미지와 지금 이 내부 순환로 하부의 실제 이미지는 동질의 테두리 안에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