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09-23. 김중업의 구 서산부인과 건물과 마주하며

구 서산부인과 의원 건물은 건축가 김중업씨의 1960년대 작품이다.

르꼬르뷔지에 설계사무소에서 3년 반동안 공부한 김중업씨는 규범에 의한 조화보다는 다양한 문화의 원천에서 참조해 온 이질적 요소를 상징적으로 통합한 작가라고 평가 받고 있다.

프랑스 국립장식미술학교 교수 미셀 리옹은 구 서산부인과 건물을 가르켜 '인간이 가지고 있는 원초적인 감성을 집약해 놓은 분위기이다. 일찍이 누구도 하지 못했던 개성적인 작품이 아닐 수 없다. 이런 이미지는 인간을 살찌게 해준다'고 했을정도로 극찬을 한 작품이다.

당시 김중업씨는 원시주의(Primitivism : 소박한 형태 및 사상을 가장 가치 있다고 보는 철학, 예술)적 이미지의 시각적 즐거움과 불규칙한 곡선, 유리보다는 무겁고 메시브한 노출콘크리트를 주요 재료로 등장시켰다.

또, 연필로 스케치 할때 발생하는 작은원들의 증식은 그 공간적 풍부함을 만들어내는데 역할을 한다.

산부인과라는 건물 설계에서 그는, 아기를 분만하는 곳이라는 근본적인 아이디어를 여성의 자궁과 태아 이미지로 연결시켜, 원을 이용한 원초적인 공간의 증식을 표현했다고 한다.

그 증식된 공간은 각각의 기능을 담는 공간으로 분할되었다.

출산을 위해 분만실로 이동을 하는 램프는 남자아이의 고추 모양을 하고 있어 건축을 다루는 어휘에 있어 거침이 없고 산모들의 무사출산을 기원하는 김중업식의 유머도 들어있다.

컨셉과 조형성, 그리고 정서적 표현에 있어서 시대를 앞서간 그런 선구적 작품이다.

서구에서는 이런 유명건축가의 작품을 공공기관이나 시민단체가 매입해서 건축박물관 등으로 사용하는등의 활용을 통해 건축사의 중요한 문화로 다루고 있다.

우리사회도 더 늦기 전에, 역사적 가치가 높은 건축물은 서구의 방식처럼 매입을 통한 적극적인 관리 방식을 도입하고,

그와 더불어 그 건축물의 이력관리를 지속적으로 해서 사유적 재산으로의 인식 보다 공공적인 가치를 높이고 인정 받을 수 있는 사회적 공감대를 만들어 내도록 노력해, 이토록 훌륭한 작품을 모든 이 들이 대대손손(넘 구태의연한 표현인가??) 느끼고 즐길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