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08-30. 서울의 서쪽 마을 과거 속으로의 여행 (마포시장, 염리동 소금길, 아현시장)

서울의 서쪽 마을 과거 속으로의 여행

소금이 금보다 귀한 시절이 있었다. 아주 비싼 가격으로 거래되었다고 한다.

그러나, 사람이 살기위해선 소금은 반드시 필요한 것이고

가난한 자라도 반드시 필요한 것은 쉬 구할 수 있어야 했다.

16세기에 토정비결로 유명한 이지함선생은 마포나루 부근에 흙으로 지은 집에 살면서, 이 귀한 소금을 산처럼 쌓아놓고 인근 백성들에게 나눠줬다고 한다.

마포나루는 이렇게 유명해졌다.

이 마포나루에 공급되는 소금은 동해안에서 생산되는 소금과는 달리 염도를 높인 바닷물을 옹기에 넣어 가열해서 소금을 얻는 전오법이란 방식을 사용해서 소금의 품질이 무척 좋았다고 한다.

경기도 인근 바닷가에서 만들어진 이 품질 좋은 소금을 한양에 공급하던게 바로 마포나루였던 것이다.

마포나루는 소금상인들의 거주지였고, 소금을 파는곳, 소금을 담기위한 옹기를 만드는 곳, 소금을 보관하는 창고 등으로 마을이름이 만들어 지기도 했다고 한다.

참 재미난 과거 우리들의 이야기다.

지금은 이름만 남아있고, 작은 표석 정도만 남아 있어 그 수많은 이야기들을 찾을 길이 없지만 옛 마포소금장수들이 만들어놓은 구비진 골목길은 아직 그 이야기를 조금이라도 더듬 더듬 더듬어 볼 수라도 있어 다행이었다.

그러나 이 골목들은 십년내에 어쩌면 거의 대부분 사라질런지도 모르겠다.

서울시의 자료를 보니 염리동 부근의 주택재개발정비사업은 한참 진행중이었다.

추진위원회 결성단계를 거치고 있는 곳에서부터, 사업시행인가 진행중인 곳, 그리고 관리처분인가 까지 가 있는 곳도 있었다.

관리처분인가란 소위 돈을 정산하는 단계다.

내가 살고 있는 곳의 가치와 새로 들어서는 아파트의 가치, 공사비등을 계산해서 다시 새로지어진 아파트에 입주하려면 얼마를 더 내야 하는지를 수셈하는 단계다. 거의 대부분의 현지 주민은 그 추가 비용을 감당하지 못하고 이 마을을 떠날수 밖에 없다.

이 관리처분 단계를 거치고 나면 주민들은 거의 반 강제적으로 다른곳으로 이주를 해야하고, 이주가 완료되면 바로 공사가 시작되는 것이다.

아파트가 새로 지어지게 되면 골목들은 모두 뭉게진다.

몇백년 동안 사람들이 만들어 놓은 구비구비 구비진 이야기들이 모두 허공에 사라지게 된다.

몇 푼 안되는 그깟 돈 때문에 과거속의 우리를 지우려는 것이다.

과거 때문에 지금의 우리가 있는 것이고, 지금의 우리의 하나 하나는 바로 미래의 것이 된다.

과거를 이렇게 쉽게 지워버리는데 어찌 우리 미래를 희망가득 기대할 수 있을까?

가슴이 아프다.

앨범이 불에 타는 것을 바라보는 그런 느낌이다.

그런데, 다행히 한곳은 범죄예방마을을 실행하고 있었다.

도로, 전기, 가스, 범죄예방은 모두 사회적 인프라이다. 정부나 지자체에서 주민을 위해 해줘야 하는 것들이다.

재개발은 이런 인프라를 대부분 주민들이 부담해야한다.

정부가 해야 하는 것을 주민들에게 떠넘겨 왔던 것이다.

참 편하게들 산다.

손안대고 코를 푸는 격이니 말이다.

그런 사회적 인프라공급 측면에서 본다면 범죄예방마을 프로젝트는 앞서 이야기 했듯, 우리의 옛 이야기를 남겨 놀 수 있는 좋은 시발점일지도 모르겠다.

깨진유리창이론이라고 공장에 유리창 하나가 깨진것을 방치하면 점점더 슬럼이 가속화 된다는 이론이 있다.

도시의 슬럼은 이렇게 가속화 된다. 범죄가 발생하는 것을 방치하고, 쓰레기를 방치하면 점점 슬럼화가 가속화 되고 결국엔 모두 쓸어버릴수 밖에 없을 런지도 모르는 것이다.

주민들에게 필요한 주차장, 고바우를 쉽게 오를 수 있는 교통수단, 깨끗하고 탄탄한 길을 잘 닦아주는 것..

슬럼화를 막고 살기좋은 동네를 만들어 주는 것.

그게 진정한 사회적 인프라인 것이다.

염리동의 작은 실험이 소중한 과거가 사라질까봐 조마조마하는 우리에게 희망의 처방이길 바래본다.